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을 봤습니다.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서거 후 그해 있었던 이른바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작품인데요.
12.12 군사반란은 MBC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도 다뤘었고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로
그 내용과 결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가 평이 너무 좋아서 봤습니다.
상영시간은 141분, 매우 길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장시간 몰입하며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연기자들의 열연과 무엇보다도 편집의 힘이 컸던 거 같습니다.
결과를 알고 보는 것이라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지만 12월 12일부터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약 9시간 동안, 전두환 세력과 그 반란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태신 수도경비 사령관의 일진일퇴를 반복하는 숨 가쁜 대결 구도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전화 통화 장면이 많은데요.
통화 장면을 포함해 짧고 굵은 장면들이 금방 금방 바뀌는 장면들도 많았지만 워낙 편집을 잘해놔서 어지럽거나 산만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긴장잠을 고조시키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이렇게 아는 배우가 많이 나오나 했는데, 출연진은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 전두광(전두환) 소장 역으로 황정민 배우가 맡았습니다.
정말 무섭고 사악하게 나오더군요. 머리숱도 없는 데다가 얼굴이 햇빛에 노출될 때 그의 표정은 흡사 악마 같았습니다. 그 정도로 황정민 배우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척점에 서있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장태완) 소장을 정우성 배우가 맡았습니다. 그의 연기 중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본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이태신 장군은 모범적이고 참군인으로 묘사를 하고 있는데요. 목소리 톤도 좋았고 특히 영화 후반부에 아내와 통화하는 장면이나 전두광을 때려잡겠다고 나설 때 눈물이 날 정도로 연기가 훌륭했습니다.
다음으로 육국참모총장 겸 비상계엄사령관 정상화(정승화) 대장 역으로 이성민 배우가 맡았습니다.
실제 정승화 대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던 곳에서 다른 방에서 식사를 했던 인물인데요.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도 나왔던 인물입니다. 전두광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이태신 소장을 수도경비 사령관으로 임명했고 그의 세력을 견제하려다 그만 하나회에 납치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김성균 배우가 헌병감, 정동환 배우가 당시 최규하 대통령을 김의성 배우가 국방부 장관을 맡았고요. 보다 보면 낯익은 배우가 여러 출연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인물은 정만식 배우였습니다. 극 중에서 맡은 배역은 육군특수전사령관으로 우정출연을 해주셨는데, 카리스마가 대단했고 부하를 챙기려는 참군인의 모습이 가슴 뭉클했습니다.
특히 우정출연을 했던 정해인 배우가 맡았던 정오랑 소령과 함께 반란군에게 포위되어 마지막까지 항전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 때 군가 <전선을 가다>가 나오는데요. 곡을 리메이크했던데, 자리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일어서지 않더라고요. 저도 일어설 수가 없더라고요. 대한민국 현대사의 뼈아픈 비극에서 오는 무게감에서 그랬다기보다 영화가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재밌었고 진짜 오랜만에 영화 다운 영화를 본 것 같았습니다.
- 평점
- 9.3 (2023.11.22 개봉)
- 감독
- 김성수
- 출연
-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최병모, 박훈, 이재윤, 김성오, 남윤호, 홍서준, 안세호, 정형석, 박정학, 박원상, 박민이, 염동헌, 전진기, 최원경, 차래형, 공재민, 권혁, 한창현, 송영근, 전수지, 서광재, 임철형, 현봉식, 곽자형, 전운종, 이승희, 김기무, 문성복, 김옥주, 박정표, 곽진석, 한규원, 우미화, 차건우,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 김정팔, 황병국, 최민, 이귀우, 백진욱
https://youtu.be/-AZ7cnwn2YI?si=sYiqhG2tTZd5I3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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