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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택트 - 외계인이 지구에 온 이유

by ssinabro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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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테드 창의 SF 단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컨택트>를 봤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 별점과 댓글 리뷰가 호평 일색이어서 무조건 봤는데, 제 결론은 매우 만족했습니다. 다만 외계인과 치고 박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신중할 필요는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평점을 알아봤더니 쿠팡은 5점 만점에서 4.4점이고, 10점 만점 기준인 네이버는 8.45점이며 다음은 7.5점이었습니다. 댓글 리뷰도 대체적으로 평이 좋았습니다. <듄>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맡았으며 주요 출연진은 에이미 애덤스, 제러미 레너 등이 연기했습니다. 한국 개봉은 미국 개봉 이후 약 1년 뒤인 2017년 2월 2일 개봉했으며 총 관객수는 약 63만 명입니다. 제작비는 4천5백만 달러인데요. 거둬들인 총수익은 약 2억 달러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본 작품은 또 한국과 인연이 될 뻔한 일이 있었는데요. 기획 단계에서 제작사 측이 봉준호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려고 했으나 시나리오 해석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서 봉감독이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당부사항

영화를 다 보고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직관적으로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알 것 같긴 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이해가 쉽지 않아서 공부를 해야만 했는데요. 거창할 것은 없고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영상 하나 소개합니다. 해당 내용은 약 7분부터 언급되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youtu.be/L_hP6 zEzKTA? si=L7 u5 ntE005 RLPcyq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소개한 영화 <컨택트>

저도 위 영상과 사람들의 여러 리뷰를 읽고 나서야 나름 영화가 해석이 됐는데요. 마치 스위치를 올렸더니 늦게 켜지는 형광등처럼 그제야 영화의 시작과 끝을 떠올리며 무언가에 얻어맞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스포가 싫다하시면 저처럼 그냥 보시돼 끝나고 이해가 완전히 안 가시면 여러 리뷰들을 조금만 읽으신다면 눈앞에 안개가 확 거치듯 밝아진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반대로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고 보실 분들도 있을 텐데요. 개인 선택이니만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본 작품은 인생과 세상에 대한 철학적인 담론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느 외계인 영화와 다르다는 것을 유념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영화

여러 리뷰 댓글 중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느 분은 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다고 하셨고, 또 어느 분은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니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고 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이해가 어느 정도 돼서야 이 분들의 리뷰글들이 큰 울림으로 되돌아왔었는데요. 저도 이 분들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메시지의 힘이 대단했습니다.  

시놉시스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쉘)가 미국,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 상공에 등장했다.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은 언어학 전문가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담스)와 과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를 통해 외계 비행 물체를 접촉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18시간마다 문이 열리는 외계 비행 물체 내부로 진입해 정체 모를 생명체와 마주하게 되고, 이들은 15시간 내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혀내야 하는데...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헵타포드가 남긴 메시지

영화는 언어학자 루이즈 뱅크스 박사가 딸 한나(Hannah)와 놀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딸이 불치병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고 죽게 되면서 루이즈가 슬퍼하는 장면들이 이어지는데요. 당연히 주인공 루이즈 교수가 과거 자식을 잃은 아픔이 있었고 그런 트라우마로 인해 기억이 되풀이되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렇게 일반적인 시간 순 전개인 듯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 보니 이 전개 방식은 루이즈가 외계어를 배우면서 터득한 헵타포드(Helptapod)들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반영한 전개 방식이었습니다. 헵타포드는 그리스어로 Helpta(일곱)+Pod(다리)의 합성어인데요. 외계인들의 모습이 딱 그래서 그들을 지칭해서 인간들이 지어낸 이름이었죠. 그들의 언어는 시제가 없었고 비선형의 형태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촉수 같은 신체의 일부에서 먹물 같은 것을 뿌려 원형의 띠를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해 루이즈와 서로 소통을 하는데요. 반면  인간들의 문자는 시제가 있었고 선형의 형태였습니다. 극 중에서 이안이 루이즈에게 '사람의 사고는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형성된다는 학설'이 있다며 헵타포드들의 문자를 배우고 있는 파트너 루이즈도 그들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는데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 학설은 실제 존재하는 이론인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영화 초반부터 루이즈는 딸의 죽음이나 남편과의 이별에 대한 환영을 자주 보곤 합니다. 이것은 과거가 아니었고 루이즈가 살고 있는 현재에서 미래를 보고 있었던 것이었죠. 외계인들은 극 중 후반에 자신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말합니다. 3천 년 후 인간들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지금 온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의 언어와 문자는 시제가 없었기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었던 것이었고 루이즈도 그들의 문자를 배우면서 그런 능력과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 임무 수행 파트너였던 물리학자 이안이 루이즈에게 사랑한다는 감정을 표현하는데요. 그 순간 그녀는 머지않아서 다가올 미래를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이 만남의 시작이 곧 일생의 행복이자 불행의 시작이었던 걸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은 루이즈는 이안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생애를 다 볼 수 있다면? 다르게 행동하겠어요?' 그러자 이안은 ' 내 감정에 솔직하겠어요.'라고 답합니다. 그렇게 루이즈는 그 여정의 끝을 알면서도 이안과 결혼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나를 낳고 딸이 희귀병으로 죽게 되며 자신의 능력과 이 결말을 내다봤다고 이안에게 실토하자 이혼을 하게 된 거였죠. 그녀의 딸의 이름은 'Hannah'였습니다. 거꾸로 읽어도 같은 회문이었죠. 즉 다시 말해 인간에게 있어서 시간을 초월한 그 무언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녀는 끝을 알았기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비록 딸과 남편과 지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상실의 아픔보다는 함께한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겼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시간을 초월해 영원히 간직하고 느낄 수 있는 영원불멸한 대상으로 본 것 같네요. 문득 이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시제가 있어서 의식의 흐름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구분 짓고 개별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과거에 가져던 생각과 행동이 현재의 나이고,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라면 우린 어쩌면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을는지 모릅니다.

컨택트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12개의 쉘 의문의 신호, 18시간마다 열리는 문 15시간 내 그들이 온 이유를 밝혀야 한다!
평점
7.5 (2017.02.02 개봉)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스털버그, 나탈리 티볼트
컨택트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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