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 땅에 버려진 떡 하나로 싸우는 게 인간이다

by ssinabro 2023. 8. 22.
반응형

 

포스터

1. 영화 정보

  • 감독 : 엄태화
  • 국적 : 대한민국
  • 원작 : 웹툰 '유쾌한 왕따' 중 2부 '유쾌한 이웃'
  • 개봉일 : 2023.08.09
  • 러닝타임 : 130분
  • 제작비 : 223억
  • 등급 : 15세 이상관람가
  • 관객수 : 2.849.940명(8월 21일 기준)
  • 출연 : 이병헌,박보영,박서준,김서준,박지후,김도윤 등

2. 인간은 어느 순간 이기적 동물이 된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변 생존자들이 황궁아파트로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위기에 똘똘 뭉치는 한국인 아니랄까 봐 생존자들에게 음식과 공간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 입주민들인데요. 무질서와 혼돈으로 가득한 황궁아파트에서 역설적으로 휴머니즘이 있네요. 하지만 자원은 유한한 법이죠. 그것을 알게 되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약속을 만들게 되고, 원활한 의사결정과 관리감독을 위해 임시주민대표를 선발하게 됩니다. 그 대표를 영탁(이병헌)이 맡게 됩니다. 얼마 후 음식과 공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자 주민들은 생존자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하고 몸싸움 끝에 그들을 몰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남은 자원에 대해 공유하는 길을 포기하고 독점의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과연 인간은 어디까지가 선할 수 있을까요.

3. 혐오는 내부 결속을 더욱 공고히 한다.

생존자를 쫓아내기로 한 일에 황궁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찬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수는 공생의 길을 원했지만 다수의 힘에 의해 묵살됩니다. 그리고 다수의 눈을 피해 입주민이 아닌 생존자를 데리고 사는 사람이 있었는데, 명화(박보영), 도균(김도윤)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영탁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특히 도균은 지병을 핑계로 공동체를 위해 하는 것도 없이 혜택만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으로 괘씸죄가 추가되어 주민들 사이에서 왕따가 됩니다. 반면에 명화는 남편 김민성(박서준)의 덕을 보게 되죠. 민성은 평소 대표를 도와 외부에서 음식을 구해오는 일과 방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한 모양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배급 체재를 만들고, 교대로 경계를 서는 등 공동체 이익과 생존을 위해 더욱더 뭉치게 되는데요. 심지어 외부인을 '바퀴벌레'로 표현하는 등 혐오 대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강화시킵니다.

4. 지키려는 자와 부수려는 자, 역사란 그것의 반복이다.

영탁은 화재 진압 공로가 커서 희생정신을 인정받아 주민대표가 되었습니다. 극 중 초반 그의 모습은 어딘가 코믹하고 어리숙해 보였는데요. 하지만 대표 일을 해가면서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었습니다.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도 그의 말을 잘 따랐죠. 그런데 영탁 자신도 원하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알게 모르게 권력 그 자체가 되어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명화가 외부인을 돕다가 그에게 발각되었을 때 남편 민성이 아내를 구하고자 자청해서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었는데요. 이제는 영탁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을 상징하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영탁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주민대표의 권한을 쓴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목숨과도 같은 자기 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뿐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명화가 영탁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고 주민들 앞에서 폭로를 하는데요. 주민들 사이에서 내분이 발생합니다. 권불십년이라 했던가요? 그 틈을 타고 나철(국회의원 보좌관)은 앙심을 품고 외부 생존자들과 함께 황궁아파트를 공격해서 점거합니다. 황궁아파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데 사람만 바뀌게 되었네요. 어찌 보면 역사에서 선악의 개념을 논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5. 감상평

대규모 재난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현재의 한국 사회를 빗대어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다만 선과 악, 이분법적인 접근은 이 영화를 입체적으로 감상하기에는 옳지 않은 것 같다. 황궁아파트 주민은 선이고, 그곳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드는 외부인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린 작품이라 분위기가 상당히 어둡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볼 수 있는 지진 장면은 딱 그 정도만 나온다. 스펙터클한 영상미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특히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비추어서 전개하는 영화라 '기생충'영화와 맥을 같이 하는데, 다소 난해한 부분도 있긴 했다. 기생충 영화가 부와 가난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었다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인간 본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일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따르거나떠나거나
평점
6.9 (2023.08.09 개봉)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김학선, 공민정, 엄태구, 정영기, 오희준, 김준배, 이서환, 강애심, 이효제, 김병순, 이선희, 권은성, 이석형
728x90